버마 랭군 시내의 사찰들 모습과 유사하다
올레 21길은 여기서 부터 시작되어 밭 사이 길을 걷다가 해안가 길을 걷고 다시 지미봉에 올라 멋진 전망을 보고나서 종달리 항구까지이다. 토요일 낮에 도착했기에 짧고 멋진 21코스를 선정하고 빌린 차로 공항에서부터 해안길로 달려 왔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다. 오후 4시쯤부터 친구와 둘이 걷기 시작했다
올레 길을 만든 대학 친구 명숙이가 참 큰 일을 했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올레길로 인해 제주 지역의 경제 향상을 가져왔고, 온 국민의 걷기 열풍의 계기가 되고 많은 지역의 길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한라산 산행보다 오름들과 올레길 풍광이 훨씬 좋다. 그리고 밭과 마을 길을 걷고 가게나 시장에도 들리다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다.
1932년 이 지역 하도리 해녀들을 중심으로 일제의 수탈에 여러 차례 가열찬 투쟁이 있었다. 이 싸움에 대해서는 한겨레신문 창간 첫 연재 소설인 현기영의 [바람타는 섬]으로 그려졌다
1947년 해방직후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아닌 남북 통일정부의 수립을 염원한 제주도민들은 3.1절 기념식때 엉뚱하게 기관총 세례를 당하면서 파업과 1948년 4.3 항쟁을 시작하여 약 2-3만명의 도민들이 군경과 서북청년단등으로부터 학살을 당하였다.
오늘날 제주의 노오란 유채꽃과 멋진 풍광은 밝은 모습만 보이고 있지만 이 땅의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는 내면에 많은 아픔을 갖고 있다.
속살을 보면 [잠들지 않은 남도] 노랫가사처럼 한때는 피에 젖은 유채꽃의 세월이 있었고,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이 질 때 단순간에 빨간 꽃이 처참하게 떨어지듯이 수많은 민초들의 목 역시 덩그랑 떨어졌던 반역의 세월, 통곡의 세월의 역사를 내재하고 있다.
제주는 유독 민란, 저항의 역사가 많은 지역이다. 누르면 튀어 올랐는데 이는 모순이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가장 심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리라.
이조의 수많은 민란들, 출륙 금지령, 심지어 외세에 저항한 이제수난, 그리고 일제시대 해녀투쟁과 4.3항쟁까지 누르면 거부하고 저항하는 전통이 있다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현기영은 4.3을 최초로 [순이삼촌]이라는 제목으로 소설화함으로써 끌려가 고초를 겪었고, 이후 4.3연구소 설립을 주도하여 4.3을 밝은 대낮으로 끌어내 공론화하였다.
뚜렷한 역사 의식으로 문학과 행동으로 자유, 정의를 지향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의 오랜 술 벗이자 산 벗이고, 멘토인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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